나만의 추억

12월 31일 일출보러 갈까? (feat. 다시는안가)

im 수캥이 2018. 12. 27. 08:00

때는 2016년

슌이와 연애중이던 시절 12월 31일을 조금 특별하게 보내고 싶었던 나는

강릉 동해바다로 일출을 보러 가기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고생 했다.

12월 31일 조금 일찍 도착해서 숙소를 잡고 1박을 한 뒤 

해 뜨는 시간에 맞춰 나가서 보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마저도 추억이 되어 버렸다.


12월 31일 우리는 아마도 밤 아홉시가 넘은 시간에 출발했던것 같다.

우리 둘다 일출을 보러 가는건 처음이었기 때문에 

가는길에 휴게소에서 직접 싼 도시락도 먹고 , 부산 오뎅도 사먹고 기대반 설렘반으로 갔다.


도착하니 열두시가 조금 넘었다.

차에서 라디오로 카운트 다운을 센것도 아쉬웠지만 더 아쉬웠던건 

경포대에서 풍등날리기 축제도 막 끝난 상황이라 우린 텅 빈 바다만 바라봤다.

가져간 카메라로 2017을 찍겠다고 사진도 한참 찍고..



그러다 추워서 들어간 까페

그리고 그 까페에서 노작거리길 몇시간...

사진도 많이 찍고 차에서 컵라면도 먹고 잠깐 졸기도 하고...

우리는 안목 해변에서 머물다 새벽 두시쯤 정동진으로 이동했다.

정동진 까지는 대략 7km 남았으려나...

왠걸....그 국도에 차가 엄청 밀리는게 아닌가 ? 헐.....

차 밀리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주차장 수준으로 서 있었다.

정동진에서 보는 일출을 포기하고 우리는 다시 안목해변으로 차를 돌렸다.


그렇게 차에서 지겨운 시간을 보내며 새우잠을 자다보니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도 근처 숙소에서 자다가 일출을 보기위해 단단히 껴입고 나온 모양이였다.


안목 해변에서 한 10분을 걸었던거 같다.

아니 5분이였을까?

그냥 온몸이 너무너무 힘들어서 그런지 그 거리도 꽤나 멀게만 느껴졌었다.

그곳에 도착 해서도 10여분 기다렸을까? 

엄~~~~청 멀리서 해가 조금씩 바다위로 나타나는게 보였다.



춥고 졸리고 잠을 못자서 힘들었지만 저 멀리 뜨는 해를 보고 아주 잠깐은 행복 했다.

내 생에 동해바다 에서의 일출은 처음 이였고 , 사랑하는 사람과 보는 일출도 처음 이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멍하니 바라보다 우리는 다시 차로 이동했다.


"강릉 왔으니 짬뽕 순두부 먹고 출발하자"


언제부턴가 강릉에 짬뽕 순두부가 유명해졌다.

내가 고등학교때 갔을 땐 몰랐던 음식이였는데 말이다.

가장 유명한 동화가든은 대기가 어마어마해서 근처에 다른 짬뽕 순두부 집을 갔다.




음 ~ 동화가든과는 조금 다르지만 그래도 엄청 마싯었다.


이걸 먹고 까페가서 커피한잔 하고 오전 11시쯤 출발했다.

그때부터였다.....고생 시작의 길이 열린게 말이다.

강릉 IC를 들어서자 마자 차가 막히기 시작했다. 강릉은 정말 서른번도 넘게 가본거 같은데 거기서부터 차가 막힌건 처음 겪는 일 이였다.




33km 정체....휴


11시쯤 출발해서 집에 오니 밤 아홉시였다.

정확히 집에서 나간지 24시간만에 제대로 된 잠 한숨 못자고 온 셈이다.

나는 나대로 운전하느라 죽을맛...슌이는 슌이대로 나땜에 미안해서 잠도 못자고 죽을 맛...


우리에게 새해 일출이란...

잊을 수 없는 , 너무나 고된 추억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시간이 지난 지금 돌이켜 보니 남들은 잘 하지않는 우리 둘만의 이야깃 거리가 되어서 좋다.


혹시 밤샘 일출 보러 가는걸 계획 하고 계신다면 일출을 본 후 시내 모텔에서라도 꼭 주무세요.

아침에 출발 하느니 오후 늦게 출발하는게 더 나을 수 있습니다.


3줄 요약.


1. 밤새고 일출을 보러감

2. 다음날 차가 엄청 밀리고 개고생 함

3. 밤샘 일출 보러 가는거 비추임 ( 어디에선가 잠을 꼭 주무세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