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임신정보

임신 41주 그리고 출산

im 수캥이 2018. 12. 9. 00:13

벌써 우리 열무가 태어난지 6개월이 다가온다.

이 글을 쓰며 다시한번 우리 열무가 태어날때를 기억하고 기록으로 남기려고 한다.


남편이 쓰는 출산 후기


임신 38주쯔음 되었을때부터 우리 부부는 하루하루를 손꼽으며 지냈었다. 

"열무야 , 데체 언제쯤 나올거니?" 금방이라도 터질것만 같은 배를 어루만지며 태담을 하곤 했었다.


내가 출근해야하는 평일에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슌이는 처가에서 지내다 2주 후 출산 예정일인 6월18일이 되어서 병원으로 향했다.

집에선 잘만 하던 태동도 태동검사만 했다하면 잠잠....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

"아기가 벌써 3.3kg 이네요. 유도분만을 하셔야 겠는데...날짜가 언제가 좋을까요? "

헉. 때가되면 알아서 나올줄 알았던 우리 열무가 왜 안나올까 ㅠㅠ 하던 찰나에 다시 말씀 하신다.


"다음주 월요일 어떻습니까?"

다음주 월요일이라면 6월 25일. 즉 우리 열무 생일이 될 수 있는 날이었기에 슌이가 말했다.

"아 그날은 6.25 네요. 그날은 싫고 다른날로 잡아 주세요."


"그럼 화요일은 제가 진료가 없는 날이고...수요일 27일은 어떠세요?"

그렇게 우리는 6월 27일로 유도분만예약을 하고 병원을 나왔다.


열흘정도 남은 시간동안 많이 걸어야 아기가 빨리 나온다는 말을 듣고는 아파트 1층부터 15층까지 계단을 몇번이고 오르락 내리락 반복하며

키우는 반려견과 함께 산책도 열심히 했다.


그 주 일요일에는 화성에 계시는 할머니댁에 가서 식사도 같이하고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나서 처가집에 슌이를 데려다 주고나서

집으로 차를 돌렸다.


처가집에서 신혼집 까지의 거리는 약 20분 정도인데 , 집 도착까지 3분정도 남았을까 ?

슌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병원 가봐야 할거같아.." 

놀란 나는 물었다.  "응 ? 왜 ? 배아파 ?" 


슌이의 말로는 양수가 흘러 내린거 같아 병원에 전화해 문의해보니 분만실로 오라고 했단다.

놀란 나는 집에가서 간단한 짐만 챙겨 바로 처가집으로 가서 슌이를 태우고 부천 서울 여성병원으로 향했다.


양수가 흐르는 임산부 분들에게 Tip

 - 최대한 빨리 병원에 갈것.

 - 준비해 놓은 산모패드를 붙이는게 가장 좋겠으나 그렇지 못할 경우 생리대나 수건 등으로 감싸고 갈것.

 - 혹시 씻으려거든 물로만 닦아낼것


병원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0시 10분정도 되었을까 , 분만실 안으로 들어가니 "검사를 해야하므로 남편분은 나가 계세요" 하는 간호사분의 말...

같이 있고 싶었지만 규율이 그러하니 밖에 나가 아무도 없는 대기실 쇼파에 앉아 있었다.

문득 드라마에서 한번씩 보이는 출산 장면이 떠오르더니 나도 아빠가 되는가 싶기도 하면서 홀로 남겨진 슌이가 걱정되기 시작할때쯤 걸려온 전화.


슌이였다.

"여보..양수 터진거 맞고 , 자궁문이 2cm 열렸다네"

헐.. 불과 한시간 전만해도 말짱했던 우리 슌이인데 벌써 자궁문이 열렸다고? 의아하면서 놀랍고 신기했지만 아프진 않은지 걱정되고 

나는 왜 못들어가는지 궁금해 물어보니 관장하고 제모하고...;;; 준비중 이라 이거 끝나면 들어 올거라고 했다.

(이런거 할 줄은 예상도 못했....ㅠㅠ )


나는 기다리는 동안 별별 생각을 다 했던거 같다. 괜한 걱정이 들었다가도 아가를 곧 만난다는 설렘이 들기도 했지만

' 지금 생각해 봐도 그때 그 기분은...별루다 '


그렇게 40분 정도가 흘렀을까? 삑 소리가 나더니 안에서 보호자분 들어오세요 라는 말이 들려 들어갔다.

분만실이 아닌 입원실 비슷한 그곳에 슌이가 누워 있었다. 걱정했었던거와는 반대로 너무나 말짱했다 ㅋㅋㅋㅋ

출산 전 사진 찍자며 둘이 함께 사진도 찍어가며 장난도 치고 ㅎㅎㅎ


열한시가 훌쩍 넘은 시간 , 우리는 조금이라도 자자며 눈을 붙였다. 

얼마나 지났을까.. 열두시 ? 새벽 한시쯤 되었을까 ? 진통이 심해지기 시작하면서 슌이가 너무나 힘들어 했다. ㅠㅠㅠㅠㅠㅠ

산모 패드를 주기적으로 갈아주며 그 고통을 지켜보는건 너무 끔찍했다. 차라리 내가 아프고 말지 ㅠㅠ


지금의 내 기억으로는 새벽 한시쯤 부터 진통이 십분보다 짧은 간격으로 왔던거 같다. 진통은 길어야 3분정도 였지만 그 3분정도의 시간동안

슌이는 정말 너무너무 아파했다. 그러다 진통의 시간이 끝나고 나면 마치 휴식시간인듯 잠잠해졌다.

5분정도 되는 그 짧은 휴식시간에 우리둘은 졸기도 하고 패드를 갈기도 하고 대화도 나누고 , 화장실도 가고.... 

한시간 한시간이 너무나 고통 스럽고 힘든 시간이였다. 그 진통이란게 배만 아픈게 아니라 허리가 너무 아프다고 했다.

주위 말로는 허리로 통증이 오면 몇배로 힘들다고 하던데 슌이도 배 통증은 참을만 한데 허리 아픈게 죽을거 같다고도 했다.

너무 아파하는 슌이를 보고 

"그냥 우리 제왕절개 한다고 하자 ㅠㅠ " 라고 말할만큼 슌이가 아파하는 모습을 보는게 너무 큰 고통 이였다.


바로 문 밖에는 야간 근무하는 간호사 분들도 계셨지만 우리둘 , 특히 슌이가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내진을 통해 자궁문이 더 열려야 분만실로 옮길 수 있다는것과 

아침이 되서 마취과 선생님이 오셔야 무통주사를 맞을 수 있다는것만 안내 할 뿐이였기 때문이다.


슌이는 진통 때문에 , 나는 진통에 아파하는 슌이 때문에 밤을 꼴딱 지새웠다. 

분만실에 들어온지 열시간 만인 아침 8시 쯔음 무통 주사를 맞을 수 있다는 간호사의 말이 들려왔다.  

정말 7시간 넘게 아파했던 슌이에게 한줄기 빛처럼 느껴진 무통주사였다.

무통 주사를 맞고 촉진제도 함께 맞았다. 아기가 밑으로 더 내려와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흘러  아침 아홉시가 넘었을 무렵...우리는 드디어 가족 분만실로 들어갈 수 있었다.

분만실에서는 본격적으로 출산 준비를 마친 뒤 힘주는 연습을 했다.

무통 주사를 맞았지만 배나 허리에 통증만 없을뿐...그 응아 마려운 느낌..때문에 제대로 힘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출산 전 관장을 했다 하더라도 출산 시 약간의 대변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당연한 것이니 부끄러워 할게 아닙니다.

또한 많이들 알고 계시는 라마즈 호흡법도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되었으니 조금씩만 이라도 연습해 놓으면 좋을거 같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오후 12시 42분이 되어서야 아기가 세상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 당시에 아기가 너무 예뻐서도 , 내가 아빠가 되어서도 아닌...그냥 슌이가 아파하지 않아도 된다는 그 생각이 스쳐 지나가더니

너무 고생한 슌이 때문에 눈물이 왈칵 나와버렸다.

그리고 그때부터는 너무나 순식간이였던거같다. 

"가운 입으시고 장갑 끼세요" 하더니 나는 탯줄을 잘랐고 , 

"마무리 하셔야 하니 신생아 실로 가서 계세요" 해서 신생아실로 가니 태어난 시분 , 키로수 , 성별 등등 설명 하더니 

동의서며 태아 검사는 어떤걸로 할지 등등 막 물어보더니 서명 하라고 했다.


아기가 태어남과 동시에 신생아 검사를 진행 하는데 , 이는 신생아에게 이상이 있는지를 판단 하는 검사로

기본검사가 있는 반면 , 30만원이 넘는 검사도 있으니 출산 전 미리 상의하고 결정하도록 하자.


우리도 미리 상의하고 결정한 신생아 검사 였는데 그 정신없는 상황이 되니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

그래서 기본검사 + 12만원을 더 내야하는 검사를 진행 했었다. ( 혼남 ㅠㅠ )


그렇게 한시간 후 바로 입원실로 올라갔다. 전날 밤부터 물도 못마시며 고생한 슌이는 바로 밥을 먹을 수 있다는 말에 입가에 미소가 번져 나왔다.

입원실과 조리원에서 밥을 제일 잘먹었던 우리 슌이 ㅎㅎ

그렇게 힘들게 14시간가량 진통을 했지만 또 둘째를 낳자는 우리 슌이 ㅎㅎ

태어날때는 눈도 제대로 못 뜨고 쭈글쭈글 했던 우리 열무 ㅎㅎ


제일 많이 사랑한다 우리 슌이 그리고 열무야 ! 

우리 사랑둥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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